필라테스와 무의식, 혹은 “무의식을 생산하라”

인간에게는 대략 640개의 골격근이 있다고 한다. 골격근이란 뼈를 움직이는 근육이다. 그밖에도 심장을 뛰게 하는 심근이나, 내장을 움직이는 민무늬근(평활근)도 있다. 이 많은 근육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동작한다. 손가락을 움직인다 치자. 11개의 근육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동시에 움직이지만, 우리는 근육 하나하나를 의식하지는 않는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근육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점에서 근육 운동은 무의식적이다. 근육 중 어떤 것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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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과타리가 말하는 a people은 ‘민중’이 아니라 ‘민족’이다

들뢰즈·과타리가 말하는 ‘un peuple / ein Volk / a people’은 결코 ‘민중(民衆)’이 아니다. 민중의 정의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국가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로, 보통 피지배층을 이루는 노동자, 농민 등을 이르는 말’이라는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라는 풀이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1970년대 이후로 지금까지 그런 의미로 사용해왔던 건 분명하다. 민중이 이런 뜻이라면, 들뢰즈과타리는 민중을 말하지 않는다. 들뢰즈·과타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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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과타리가 찬사를 보낸 흉노의 수장 묵돌 선우

들뢰즈·과타리는 《천 개의 고원》 중 13번째 고원 ‘1227년. 유목론 논고 – 전쟁기계’에서 사마천의 《사기》에 언급된 ‘흉노열전’을 유목민이 ‘수(數)’를 다루는 특징적 방식이라고 언급한다(원서 485 각주 62; 영어본 559 후주 65). 유목민의 전쟁기계는 수를 ‘차원적(dimensional)’ 혹은 ‘계량적(metric)’으로 이용하지 않고 ‘방향적(directional)’으로 이용한다는 대목에서 든 사례이다.   해당 대목은 흉노의 수장(선우)인 ‘묵돌’ 선우가 수를 이용한 방식을 언급한다. “선우에게는 묵돌(冒頓)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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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학과 무의식

요약: 현상학은 무의식을 다루지 못한다 현상학은 현대철학의 주요 흐름 중에서도 중심에 자리한다. 대체로 에드문트 후설에서 시작해서, 독일에서는 하이데거로 이어졌고 프랑스에선 레비나스, 사르트르, 메를로퐁티로 이어졌으며, 최근의 ‘신유물론’ 계통 학자들도 현상학을 주요 원천으로 삼고 있다. 현상학은 ‘의식’을 중심에 두고 있다. 후설은 의식은 ‘무언가에 관한 의식’이라고 보았고, 이를 의식의 ‘지향성’이라 한다. 지향성(Intensionalitat)이란 ‘~를 향하고 있는 특성’이다. 이 관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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