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요약 훈련이 필요한가?

한 번 입을 떼면 말이 장황하게 이어지며 도무지 끝을 맺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특정한 누군가를 떠올리지 말기 바람). 왜 이럴까? 결론만 말하자면, 자기 생각이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아서다. 요약하는 훈련이 되지 않아서다. 그런데 요약 훈련의 최고봉은 글쓰기다. 요약하기 위해서는 읽기가 먼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사실 읽기와 쓰기의 관계는 복잡하다. 어디까지가 읽기의 끝이고 어디서부터 쓰기의 시작인지 구별하기도 애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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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말하는 한국은 이제 무시하자

나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벌어지는 구체적 사안에 대해 논평하는 것을 신뢰하지 않는다. 전에는 그런 발언을 ‘선진국 사례’로서 참고하곤 했지만, 지금은 그런 자세가 사대주의라고 본다. 내가 차별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오해할까 봐 설명을 덧붙이는데, 내가 규정하는 ‘외국인’은 ‘외국 거주자’를 가리킬 뿐, 그 외의 다른 뜻은 없다. 몸이 어디에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얼마를 거주하지 않으면 외국인으로 봐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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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없는 ‘인기’란 불가능하다

정치인과 연예인과 프로스포츠 선수는 ‘인기’를 먹고 산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점에서 이들이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건 너무 당연하다. 인기가 곧 돈이니까. 말하자면 대중은 돈을 지불한다는 이유로 입방아를 권리로 여긴다(이런 행위가 정당하다는 뜻은 아니다). 또한 이른바 ‘악플’도 ‘인기’라는 카테고리의 안쪽에 있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몫이다. ‘악플’은 ‘인기’의 영역을 선택한 반대급부 아닐까? ‘악플 빼고 인기’라는 말은 논리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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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과 박홍규, 또는 지적으로 저열했던 1980년대를 돌아보며

김현과 박홍규는 내가 직접 배우지 못한/않은 두 대가이다. 더 어리던 시절에는 그 점이 못내 아쉬웠고 내가 몇 살만 더 많았더라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품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는 생각이 달라졌는데, 그들에게 직접적인 부채감 없이 글로만 그들을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이 몹시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내가 조금이라도 더 철학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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