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가 ’유목‘ 대 ’국가‘, ’전쟁기계‘ 대 ’포획장치‘를 말한 이유

들뢰즈가 ‘유목’ 대 ‘국가‘’, ‘전쟁기계’ 대 ‘포획장치‘’를 말할 때, 가장 중심에는 공간의 문제가 있다. 나는 “매끈한 공간 대 홈 파인 공간 : 전쟁기계, 또는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 들뢰즈의 공간의 정치철학” (2018.12)에서 이 공간의 문제를 개략적으로 살핀 바 있다. 유목과 전쟁기계는 홈 파인 공간을 매끈한 공간으로 만드는 삶의 방식이자 운동인 데 반해, 반면 국가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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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와 관련한 푸념 한 마디

나는 프랑스 현대철학을 한국에 소개한 1세대에 속한다. 내가 들뢰즈의 《베르그손주의》를 번역 출판한 게 1996년 겨울이고(2021년 전면 개정판을 냈다), 들뢰즈와 과타리의 《천 개의 고원》은 2001년 초여름에 출간되었다. 그 사이 1998년 여름에는 《현대 사상가들과의 대화》라는 번역서를 통해 데리다, 레비나스, 리쾨르, 료타르 등의 사상을 소개하기도 했고. 어쨌건 1980년대 후반부터 니체와 푸코를 통해 들뢰즈를 접했고, 대학을 졸업하던 1992년에는 니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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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와 무의식, 혹은 “무의식을 생산하라”

인간에게는 대략 640개의 골격근이 있다고 한다. 골격근이란 뼈를 움직이는 근육이다. 그밖에도 심장을 뛰게 하는 심근이나, 내장을 움직이는 민무늬근(평활근)도 있다. 이 많은 근육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동작한다. 손가락을 움직인다 치자. 11개의 근육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동시에 움직이지만, 우리는 근육 하나하나를 의식하지는 않는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근육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점에서 근육 운동은 무의식적이다. 근육 중 어떤 것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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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과타리가 말하는 a people은 ‘민중’이 아니라 ‘민족’이다

들뢰즈·과타리가 말하는 ‘un peuple / ein Volk / a people’은 결코 ‘민중(民衆)’이 아니다. 민중의 정의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국가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로, 보통 피지배층을 이루는 노동자, 농민 등을 이르는 말’이라는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라는 풀이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1970년대 이후로 지금까지 그런 의미로 사용해왔던 건 분명하다. 민중이 이런 뜻이라면, 들뢰즈과타리는 민중을 말하지 않는다. 들뢰즈·과타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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