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직선이 있으면, 그것의 수직 방향 양쪽은 분리된다. 하지만 여기에 안(내면, 내부)과 바깥(외면, 외부)의 구별은 없다. 안과 바깥을 말할 수 있으려면, 폐곡선이 있어야 한다. 폐곡선이란, 원처럼, 한 점에서 시작해 다시 그 점까지 돌아올 때 그리는 궤적이다. 이렇게 되면 안과 밖의 구별이 생기는데, 어느 쪽이 안이고 어느 쪽이 바깥인지는 정하기 나름이다. 왜냐하면 이 선에 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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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February 2024
들뢰즈를 통해 본 예술의 기능 – 죽음에게 외치며 싸우기
(글 맨 뒤에 강연 동영상이 있습니다.) 1. 1980년 《천 개의 고원》을 출판한 후 들뢰즈의 전략은 ‘미학의 정치화(政治化)’로 요약된다. 들뢰즈가 예술 연구에 매진한 것은 무슨 까닭에서일까? 분열분석과 혁명적 실천에서 예술의 고유한 역할은 무엇일까? 또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회화론을 그 시발점으로 삼은 것은 왜일까? “감각”이란 무엇이며, 감각은 과연 혁명적 역할을 담당하는 걸까? 그렇다면 어떻게? 《안티 오이디푸스》 말미에는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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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정신의 존재를 입증한다
음악은 정신(또는 마음)의 존재를 단적으로 입증한다. 생각해 보자. 물리적 측면에서 보면 시간 축을 따라서 음이 나열되는 현상이다. 매 순간, 아주 아주 짧은 순간, 음은 없다가 있고 다시 있다가 없다. 이렇게 매 순간 명멸하는 음파 주파수는 음악을 구성하지 못한다. 고막이 감지하는 소리의 있음과 없음은 그 자체로는 음악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소리의 진행을 느끼고 음의 변화를 감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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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힐리즘의 사상 : 니체, 이 사람을 보라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1900), 그가 죽은 지 100년도 훨씬 넘게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새롭고 낯설다. 그는 마치 갓 쓰인 것처럼 읽힌다. 또는 읽히지 못한다. 니체가 읽히지 못하는 것은, 많은 독자들이 그가 제기한 물음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물음의 중심에 니힐리즘(Nihilismus)이 있다. 흔히 신의 죽음이 니힐리즘을 가져왔다고 한다. 마치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말이 신을 죽이기라도 했던 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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