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과 달리 철학자들은 ‘개념의 창조자’로서 나름의 철학적 문제와 지반(plan)에서 개념을 쓴다. 따라서 철학책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철학자의 용어법을 먼저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다. 다른 철학자의 개념은 항상 굴곡되어 재전유된다. 한 철학자의 글을 다른 철학자의 개념틀로 읽으려 하면 도무지 말도 안 되고 이해 불가하며 심지어 모순되기까지 하겠지만, 철학 읽기의 재미와 기술은 철학자들 사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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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난장
《천 개의 고원》과 가브리엘 타르드
들뢰즈가 타르드를 처음 소개한 건 《차이와 반복》(1968)에서였지만, 미시사회학과 관련해서 본격적으로 논한 건 《천 개의 고원》(1980)에 와서다. 크게 두 군데서 타르드를 요약하고 의의를 평가하는데, 그 부분을 다시 번역했다. 원서 264쪽: 프랑스의 68년 5월은 분자적이었고, 거시정치의 관점에서는 그 조건은 더더욱 지각 불가능했다. 이리하여 가장 진보적인 혹은 조직의 관점에서 자신을 가장 진보적이라고 믿는 정치인들보다 아주 편협하거나 아주 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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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뉴스(fake news)” 비판의 불편함
(2018.03에 썼던 글인데 지금도 여전히 유효, 아니 더 유효해졌음) 요즘 특히 jtbc에서 많이 비판하는 것 같은데, 이른바 “거짓 뉴스”라는 게 있다고 한다. 영어로 fake news니까, 나는 “가짜 뉴스”나 “위조 뉴스” 정도로 옮겨야 그 뜻이 적절히 전해진다고 보는데, 아무튼 손석희 사장은 “거짓 뉴스”라고 번역해 사용한다. 이게 문제가 되기 시작한 건, 아마도 대충 판단하자면,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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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타자(데리다) vs. 지각체(들뢰즈)
1. 데리다: 동물은 타자다 “동물이 우리를 바라본다. 우리는 그 앞에서 벌거벗고 있다. 그리고 아마 사고(penser)는 거기에서 시작한다.”(자크 데리다, L’animal que donc je suis, Galilée, 2006, p. 50; 영어본 p. 29) (주석) 김동규 교수가 《철학과 현실》 2023년 겨울호에 쓴 〈타자는 타자가 아니다〉라는 칼럼에서 인용한 데리다의 글 한 구절을 원문을 참조해 수정했다. 필자는 데리다가 하이데거와 레비나스가 타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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