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예술의 과제는 ‘뇌-눈귀-손’을 활용해 ‘물질’이나 ‘미디어(midium)’로 감각의 건조물을 설립하는 일이다. 이는 장르와 상관없다. 작가가 될 사람은 이 과업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교육 받아야 한다. 그 결과 작가는 수습 딱지를 떼고 자기 이름을 내세우는 영광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에 가장 유의해야 할 사항은, 작가에게 물질이나 미디어는 작품을 창작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하는 일이다. 근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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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독재자
가브리엘 타르드가 보여주는 ‘모방’과 ‘발명’의 조화
인간 문화와 문명은 거대한 기억 덩어리다. 처음 돌도끼를 성공적으로 완성한 사건은 이후 전개된 모든 발견과 발명의 징후다. ‘발견과 발명’ → ‘집단이 기억’ → ‘더 큰 집단으로 확산’ → ‘다음 세대로 전승’ → ‘새로운 발견과 발명의 추가’.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현재의 인류가 형성될 수 있었다. 돌도끼를 만든 능력이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으로 이어진 출발점이었다. 인류는 초기 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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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혹은 “esse est percipi(존재는 지각된 것이다)”
숲에서 나무가 쓰러졌는데 소리를 들을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나무는 소리를 낸 것일까? (If a tree falls in a forest and no one is around to hear it, does it make a sound?) 아일랜드의 철학자이자 성공회 주교인 조지 버클리(George Berkeley, 1685-1753)의 말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전거는 없다. 비슷한 구절로는 《인간 지식의 원리에 대한 논고(A Treati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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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는 이용법을 모르는 개인보다 돈 없는 개인을 먼저 밀쳐낸다
내용이 둘로 구분됩니다. 이론적 배경은 건너뛰고, 2절부터 읽으셔도 됩니다. 1. 디지털 기술, 혹은 인공지능, 생산 도구냐 소비 도구냐? 디지털 기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정보의 유통에 있다. 흔히 경제의 세 축을 생산-유통(분배)-소비라고 할 때, 유통은 중간에, 즉 ‘매개(mediation)’의 위치에 있다. 그래서 디지털 기술은 무엇보다 ‘미디어(medium, 매개자)’다. 디지털 기술 전에 발명된 대표적 미디어로 그림, 음성, 문자, 인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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