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철학자 김재인 교수. AI 시대에 인간을 묻다 (2026 경기도서관 소식지 6월호)

출처: 2026 경기도서관 소식지 6월호

기술은 인류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여기에 이견은 없다. 하지만 AI라는 기술을 두고는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더 근본적이고, 더 본질적인 질문이 이어진다. 우리는 과연 대체 불가능한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을까. AI 시대를 철학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김재인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근 저서 《디스킬 제너레이션》을 출간하셨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화번호 몇십 개를 외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가까운 가족의 번호조차 가물가물하죠. 인간의 두뇌는 자주 쓰지 않으면 퇴화하기 마련입니다. 만약 AI에게 생각하는 행위까지 모두 맡겨버린다면, 우리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퇴보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성장기부터 AI에 의존하는 미래 세대는 스스로 묻고 답하며 생각하는 힘을 키워나갈 기회조차 박탈당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고의 성장이 멈춰버린 세대를 ‘디스킬 (Deskill) 제너레이션’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디스킬’을 경계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I는 생산성을 증폭시키는 도구일 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 ‘본원의 능력’입니다. 기본 역량이 3과 5인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AI가 이 능력을 5배 증폭시키면 최종 생산성은 각각 15와 25가 됩니다. 처음 두 사람의 차이는 2에 불과했지만, AI를 거치며 10으로 벌어지는 거죠.

이러한 생산성 격차의 심화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현재의 경력자 선호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생산성을 높여줄 AI가 있으니, 기업은 굳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이유가 없죠. 경력자 한두 명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이러한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고, 결국 AI가 미래 세대의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도 중요하겠네요. 

교육은 속도보다 신중함이중요합니다. 그런데 현재 교육은 AI 활용 방법을 익히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죠.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AI 사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큽니다. 저는 한발 더 나아가 학교에서만큼은 AI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급하게 AI를 받아들이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가 함께 고민하며 올바른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AI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요.

AI는 과거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결론을 내립니다. 만약 마차가 다니던 시절에 AI에게 이동 수단을 개량할 방법을 물었다면, 효율적인 마력 활용에 대해서만 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증기기관을 만들어 냈죠. 인간에게는 AI에게 기대할 수 없는 창의성이 있습니다. AI에 맹목적으로 의존하기보다 여러분만의 무한한 창의성을 펼치시기 바랍니다. ⊙

글 김소영 | 사진 김정호 |진행 사서 김남희(도서관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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