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은 책이 아니라, 책의 일그러진 비유일 뿐이다 (5편) : 논문 “디지털 시대의 동적 읽기: 인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2023) 정리 (2/2)

(앞선 글:

[“전자책은 책이 아니라, 책의 일그러진 비유일 뿐이다 (1편)”]

[전자책은 책이 아니라, 책의 일그러진 비유일 뿐이다 (2편) : 국내 연구 현황]

[전자책은 책이 아니라, 책의 일그러진 비유일 뿐이다 (3편) : 종이책은 완성된 기술이다]

[전자책은 책이 아니라, 책의 일그러진 비유일 뿐이다 (4편) : 논문 “디지털 시대의 동적 읽기: 인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2023) 정리 (1/2)])

논문의 후반부는 전자책의 다양한 형식을 검토하면서 그것이 읽기 행위와 읽기 이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살핀다.

1) 하이퍼텍스트 (pp. 49-50)

하이퍼텍스트는 독자를 다른 텍스트 페이지로 데려가며, 이로 인해 읽는 텍스트들 간의 불연속이 생기게 한다. 하이퍼텍스트의 시각적·인식적 영향은 독자의 주목을 끈다는 점이다. 그런데 “하이퍼텍스트를 읽는 것과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은 추가적인 인지적 부하를 부과하고 읽기 성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p. 50)

2) 보완적이거나 경쟁적인 정보가 있는 멀티모달 읽기(multimodal reading) (pp. 50-51)

텍스트 외에도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를 함께 접하는 멀티모달 읽기 상황에서 여러 정보 소스를 통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서로 다른 양식의 정보가 읽고 있는 텍스트에 중첩되거나 보완되는 정보를 제공할 때 일반적으로 더 나은 학습 결과로 이어진다.“(p. 50) 이런 ‘멀티미디어 효과(multimedia effect)’는 종이책에서건 전자책에서건 상관없이 관찰된다. 이는 ‘이중 코딩 이론(dual coding theory)’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두 개의 독립적인 표상 시스템(언어 및 시각 공간)의 존재”가 “두 가지 양식의 정보를 더 풍부한 방식으로 표상되게 함으로써 더 효과적인 정보 획득 및 유지가 발생한다”는 이론이다(p. 50). 또한 이 이론은 “물리적 지시체가 없어 시각화하기 어려운 추상적 단어(가령 행복)가 시각화하기 쉬운 물리적 지시체(가령 고양이)가 있는 구체적 단어보다 멀티미디어 효과가 더 강력한지”도 설명한다(p. 50). 그러나 멀티미디어 효과에서 관찰될 수 있는 촉진에는 “숨겨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정보원이 많으면, 정보를 인코딩하고 표상하는 데 필요한 주의가 분산되며, 따라서 성능 향상이 없거나 이해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 이는 시선 추적 연구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3) 동적 텍스트: 자신이 조절하는 읽기 대 시스템이 조절하는 읽기 (pp. 51-52)

텔레비전 뉴스의 하단에서 흘러가는 가로 스크롤 텍스트의 경우, 정적 텍스트보다 읽기 어렵다. 또한 지각 범위가 더 좁아져서, 따라서 어휘 처리를 위해 단어에 시선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한 동공 부하(foveal load)가 증가할 수 있다. 한편 동영상 자막이 떠 있는 시간을 독자가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는데, 자막 속도가 증가하면 시선 고정 시간이 짧아지고 적어지며 두 고정점 사이의 빠른 안구 운동(saccade)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자막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게 되어, 읽기가 더 피상적이 된다. 독서의 눈 운동 제어 컴퓨터 모델인 E-Z Reader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빠르게 표시되는 자막을 이해하기 위해 독자는 세 가지 전략을 사용한다. “단어가 완전히 식별되기 전에 눈을 떼거나, 짧은 단어를 건너뛰거나(무시하거나), 비디오 콘텐츠를 사용하여 빈도가 낮은 단어를 예측하여 쉽게 처리하기.”(p. 52)

저자들은 결론을 단언하지 않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전자책 읽기가 종이책 읽기에 비해 많은 면에서 퇴보와 손실을 가져온다고 암시한다. 이 논문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추가로 남기고 있다.

“독자가 특정 읽기 전략을 사용하도록 훈련할 수 있을까? 독자는 특정 읽기 상황이나 서로 다른 텍스트 장르에서 특정 읽기 전략을 채택할까?

사람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읽는 방식에 개인차가 있을까? 있다면 이 차이는 경험이나 선호에 따른 것일까?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를 읽는 방법에 대한 독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디지털 독서는 내적 동기 부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디지털 독서는 정서적 참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능한 관계들은 채택 가능한 읽기 전략 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읽기에 대한 계산 모델이 읽기 행동이나 이해력에 대한 메타인지 요인과 동기 부여 요인의 영향을 설명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려면 어떤 수정이나 추가 가정이 필요할까?

독자가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서사에 능동적으로 기여하는 데 집중하는 대화형 환경(가령 몰입형 비디오 게임)에서 디지털 텍스트의 읽기 경험은 어떻게 진화할까?”(p. 52)

또한 이 논문에는 많은 최신 참고문헌의 목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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