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벌어지는 구체적 사안에 대해 논평하는 것을 신뢰하지 않는다. 전에는 그런 발언을 ‘선진국 사례’로서 참고하곤 했지만, 지금은 그런 자세가 사대주의라고 본다. 내가 차별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오해할까 봐 설명을 덧붙이는데, 내가 규정하는 ‘외국인’은 ‘외국 거주자’를 가리킬 뿐, 그 외의 다른 뜻은 없다. 몸이 어디에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얼마를 거주하지 않으면 외국인으로 봐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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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May 2024
‘악플’ 없는 ‘인기’란 불가능하다
정치인과 연예인과 프로스포츠 선수는 ‘인기’를 먹고 산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점에서 이들이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건 너무 당연하다. 인기가 곧 돈이니까. 말하자면 대중은 돈을 지불한다는 이유로 입방아를 권리로 여긴다(이런 행위가 정당하다는 뜻은 아니다). 또한 이른바 ‘악플’도 ‘인기’라는 카테고리의 안쪽에 있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몫이다. ‘악플’은 ‘인기’의 영역을 선택한 반대급부 아닐까? ‘악플 빼고 인기’라는 말은 논리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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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과 박홍규, 또는 지적으로 저열했던 1980년대를 돌아보며
김현과 박홍규는 내가 직접 배우지 못한/않은 두 대가이다. 더 어리던 시절에는 그 점이 못내 아쉬웠고 내가 몇 살만 더 많았더라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품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는 생각이 달라졌는데, 그들에게 직접적인 부채감 없이 글로만 그들을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이 몹시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내가 조금이라도 더 철학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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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논문이란 무엇인가? (주로 인문사회계열에 해당)
오늘날 유통되는 ‘논문’ 혹은 ‘학술논문’은 엄격한 형식과 규범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 형식이 통용된 게 채 100년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왜 그 형식에 집착하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학자 대부분이 한국어로 논문을 쓴다는 점을 고려하고, 어차피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이 읽을 수 없다는 한계까지 염두에 두면, 왜 외국어로 된 논문과의 차별성을 그토록 강조해야 하는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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