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의 본질이 무엇인지 검토해야 할 때다. 한국의 담론 생산자, 이른바 지식인에게 ‘비판’의 의미가 많이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그렇긴 하지만, 한국의 식자층이 유독 심하게 삐딱한 건 부인할 수 없다. 나는 이 또한 ‘비판’의 의미를 독자적으로 정립하지 못한 사대주의 혹은 노예근성 탓이라고 진단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나는 인문학의 환골탈태를 주장했으며, 《뉴노멀의 철학》(2020)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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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April 2024
다독(多讀)은 쓸모없다?
나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사람의 ‘생각’을 신뢰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논하려면, 무엇보다 ‘왜 읽는가?’라는 문제부터 답해야 한다. 책을 읽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깊게 생각하게 하는 자극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책에는 정보, 지식, 기술 같은 것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것들이 생각의 땔감이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문제는 땔감이 얼마나 필요한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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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혹은 한국어 : 발음 기호와 문자 언어
발음 기호를 문자 언어로 쓰는 나라는 인구 규모가 좀 되는 나라 중에서 한국(북한 포함)이 단연 돋보이지 않을까? (터키는 100여 년 안 되는 역사밖에 없으니… 터키는 1927년 문자개혁.) 게다가 그것이 600년 가까이 강제되었으니, 이 현상의 영향력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공식어로 한문이 쓰였지만, 구어에서 한글(훈민정음과 그 변이형)의 영향은 무척 컸을 것이다.) 나는 이런 언어적 특징이 한국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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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와 무의식, 혹은 “무의식을 생산하라”
인간에게는 대략 640개의 골격근이 있다고 한다. 골격근이란 뼈를 움직이는 근육이다. 그밖에도 심장을 뛰게 하는 심근이나, 내장을 움직이는 민무늬근(평활근)도 있다. 이 많은 근육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동작한다. 손가락을 움직인다 치자. 11개의 근육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동시에 움직이지만, 우리는 근육 하나하나를 의식하지는 않는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근육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점에서 근육 운동은 무의식적이다. 근육 중 어떤 것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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