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혹은 한국어 : 발음 기호와 문자 언어

발음 기호를 문자 언어로 쓰는 나라는 인구 규모가 좀 되는 나라 중에서 한국(북한 포함)이 단연 돋보이지 않을까? (터키는 100여 년 안 되는 역사밖에 없으니… 터키는 1927년 문자개혁.) 게다가 그것이 600년 가까이 강제되었으니, 이 현상의 영향력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공식어로 한문이 쓰였지만, 구어에서 한글(훈민정음과 그 변이형)의 영향은 무척 컸을 것이다.)

짙은 초록: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유래; 옅은 초록: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 빨강: 중국 갑골문에서 유래; 파랑: 인위적으로 만듬. (인위적으로 만든 문자가 몇 더 있으나, 사용 인구가 극히 적음)
(이 지도의 더 자세한 출처를 보려면 클릭)

나는 이런 언어적 특징이 한국을 다른 나라와 구별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단일 언어를 사용하는 8,000만이 넘는 인구 집단. 게다가 내부의 변이도 그리 크지 않다. 과연 이런 규모의 언어 집단(역사성까지 공유하는)이 얼마나 되겠는가? 프랑스처럼 아주 오래 전부터 중앙집권형 언어 권력을 행사했던 나라일지라도, 1660년 이후에야 통일이 시작되었으니…

게다가 이 문자는 과학적 원리에 따라 만들어졌고(그래서 스마트폰 입력이 가장 빠름), 가장 기술 친화적이어서, 디지털 시대에 활용도가 최강이다.

여기에 기후 조건을 공유하며 삶의 기초를 다졌고(극한의 겨울 추위와 여름 더위), 소통에 최적인 인구 규모에(인구가 너무 많으면 변이도 많고 속도도 느림), (지금 기준으로 치면) 하루에 백두에서 남도까지 차로 이동이 가능한 크기다(예전에도 말을 타고 3일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 가능했음). 그러니 ‘생각의 공유’가 쉽다(물론 이견으로 갈갈이 찢길 수 없다는 뜻은 아님).

다른 나라는 몰라도, 한국을 이해하는 데 이런 조건이 상당히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정치 조건과 지형까지 포함해서.

 

(3년 전 페이스북 포스팅과 페친의 댓글을 참고해서, 생각을 확장해 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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