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불교

많은 한국인이 니체와 불교의 유사성을 언급한다. 나는 이런 식의 ‘유사성’ 언급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꼭 필요한 논증과 설명이 생략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냥 ‘느낌상’ 그렇다는 걸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아래에 니체와 불교의 관계에 대한 두 개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니체가 부처와 불교에 대해 체계적인 지식을 얻은 것은 조금 더 후인 1884년 무렵으로 생각된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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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은 권력의 문제다

“세상에서 가장 착한 검둥이도 글을 알면 버릇이 없어진다. 지금 저 검둥이에게 글을 가르치면 마음대로 부릴 수가 없다. 당장 말을 듣지 않을 것이고 그런 노예는 주인에게 쓸모가 없다. 노예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 만족을 못하니 불행해진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프레더릭 더글러스(1818~1895)의 증언이다. 자고로 글은 권력이었고, 지배자는 노예에게 글을 금지했다. 글을 읽고 쓰는 능력, 즉 ‘문해력’은 일차적으로 권력의 문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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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용어 설명] homogeneous(동종), heterogeneous(이종)

꽤 자주 나오면서도 정확한 뜻으로 번역되지 않는 용어가 homogeneous와 heterogeneous, 그리고 명사형인 homogeneity와 heterogeneity다. 이 말들의 성분은 이렇다. homos(같은), heteros(다른), genos(종種). 따라서 homogeneous는 ‘동종(同種)’이고, heterogeneous는 ‘이종(異種)’이다. 가끔 ‘동질’, ‘등질’, ‘이질’, ‘이질혼재’ 등으로 옮기는 이도 있는데, 거의 문맥에 상관없이 ‘동종’과 ‘이종’으로 하면 잘 통한다. 그런데 이것 아시는가? genos에서 gender(젠더)가 유래했다는 것을? 오늘날의 용법과 꽤나 달리, 젠더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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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용어 설명] unit(단위), unity(통일)

영어의 unit과 unity는 프랑스어 ‘위니테(unité)’, 독일어 ‘아인하이트(Einheit)다. 프랑스어나 독일어에서 ‘하나'(un/une, ein)를 뜻하는 부정관사의 명사형이다. 어원을 거슬러 가면, 하나를 뜻하는 라틴어 우누스(unus)에서 유래한 우니타스(unitas)(하나임)이며,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로 왔다. 따라서 영어의 뜻은 프랑스어 위니테를 통해 이해해야 좋다. unit은 유클레이데스의 그리스어 ‘모나스(monas)'(하나임(unity))을 영어로 번역한 존 디(John Dee)에 의해 대중화되었다. 하나라는 건 무슨 뜻인가? ‘하나’는 세는 행위에서 비롯한다. 사과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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