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unit과 unity는 프랑스어 ‘위니테(unité)’, 독일어 ‘아인하이트(Einheit)다. 프랑스어나 독일어에서 ‘하나'(un/une, ein)를 뜻하는 부정관사의 명사형이다. 어원을 거슬러 가면, 하나를 뜻하는 라틴어 우누스(unus)에서 유래한 우니타스(unitas)(하나임)이며,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로 왔다. 따라서 영어의 뜻은 프랑스어 위니테를 통해 이해해야 좋다. unit은 유클레이데스의 그리스어 ‘모나스(monas)'(하나임(unity))을 영어로 번역한 존 디(John Dee)에 의해 대중화되었다.
하나라는 건 무슨 뜻인가? ‘하나’는 세는 행위에서 비롯한다. 사과가 몇 개 있어서, 이걸 하나, 둘, 셋, 넷… 이렇게 세는 행위 말이다. 여기서 세어지는 것이 ‘동등하다'(same, identical)는 전제가 깔린다. 동등하지 않으면 셀 수 없다. 사과와 배와 수박과 딸기가 있다면, 이것들이 ‘과일’로서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과일이 몇 개’라는 식으로 세어진다. 달리 말하면, 집합의 원소로 취급되어야 셈이 가능해진다. 다 알겠지만, 집합은 같은 특성을 가진 것들의 모임이다. 공통의 특성이 집합의 이름이고, 같은 특성을 가진 것들이 원소다.
같은 특성을 가진다는 점은 원소들이 ‘통일’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때 통일성과 집합은 같은 의미다. unity는 원소들의 unity다.
같은 특성을 가진 ‘여럿’이 있을 때, 개별 원소는 여럿을 이루는 ‘단위’다. 가령 그 여럿이 10이라고 할 때, 이건 같은 것이 10개 있다는 뜻이다. 즉 어떤 단위의 10배다.
단위 혹은 통일은 원소들이 이산적(discrete)임을 전제한다. 이산적이지 않고 연속적(continuous) 하나 하나 구별할 수 없다. 큰 그릇에 물이 10컵 있다는 말은, 일단 컵이 단위가 되어 그것이 10배가 있다는 뜻이다. 이때 세어지는 물(컵을 계량 단위로 해서)은 이산적이다.
집합(set)과 원소(element) 대신, 부류(class)와 성원(member)을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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