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용어 설명] 프랑스어 voyance는 무엇인가? (뜻을 찾아가는 법을 예시하며)

프랑스어 voyance는 우리말로 옮기기 어려운 용어다. 들뢰즈가 영화와 관련한 대담에서 한 말을 통해 이 용어의 의미를 살펴보자. 다른 철학자에게는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Ce qu’Hitchcock introduit ainsi dans le cinéma, c’est donc l’image mentale. Ce n’est pas affaire de regard, et, si la caméra est un oeil, c’est l’œil de l’esprit. D’où l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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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여자인가? 페미니즘의 한 경향에 대한 비판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를 여자로서 지지했던 한국 페미니즘의 한 경향이 있었다(관련 기사: “나는 박근혜를 찍겠다” 페미니스트의 지지 그 후 13년, 2015년 기사). 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할지에 대한 좋은 답을 제공하는 것은 50년도 더 전의 들뢰즈·과타리다. 《안티 오이디푸스》가 출간된 이듬해 봄에 진행된 한 인터뷰에서 들뢰즈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가난한 아이 혹은 부자 아이로 정치화된다. 아이는 정치적으로 성화된다(sexu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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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용어 설명] 인물(person) [‘인칭’이 아님]

정신분석 이후의 현대철학에서 person(프: personne, 독: Person)과 그에 대응하는 말들(personal, personality etc.)은 ‘인물’로 옮겨야 한다. ‘인칭’이 아니다. person은 라틴어 ‘페르소나(persona)’에서 유래했고, 현대어에도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 이 말은 원래 고대 (로마) 극에서 배우가 머리 전체에 뒤집어 썼던, 나무나 진흙으로 된 가면을 가리킨다. 물론 유래는 그리스 극으로 거슬러간다(얼굴이라는 뜻의 ‘프로소폰(prosopon). [그림은 2세기 로마 모자이크에 새겨진 페르소나.] 당연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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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를 통해 본 예술의 기능 – 죽음에게 외치며 싸우기

(글 맨 뒤에 강연 동영상이 있습니다.) 1. 1980년 《천 개의 고원》을 출판한 후 들뢰즈의 전략은 ‘미학의 정치화(政治化)’로 요약된다. 들뢰즈가 예술 연구에 매진한 것은 무슨 까닭에서일까? 분열분석과 혁명적 실천에서 예술의 고유한 역할은 무엇일까? 또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회화론을 그 시발점으로 삼은 것은 왜일까? “감각”이란 무엇이며, 감각은 과연 혁명적 역할을 담당하는 걸까? 그렇다면 어떻게? 《안티 오이디푸스》 말미에는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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