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뢰즈의 《베르그손주의》를 번역한 건 석사 때였다. 당시 프랑스어를 겨우 읽어낼 수 있는 처지에(나는 고등학교에서 독일어 선택이었다), 영역본을 참조하며, 그야말로 프랑스어를 배워가며 더듬더듬 번역했다. 이 초역을 다듬어 문학과지성사에서 책을 출간한 건 군에서 제대한 직후였다(1996년 12월 5일, 당시 27세). 그리고 이제 24년이 지났고, 그린비에서 새 번역을 내기로 했다. 최근 강의와 원고 일정이 조금 빈 틈을 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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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난장
일반 지능(general intelligence)이란 무엇인가?
지능(intelligence)이란 일반 지능(general intelligence)이다. 들뢰즈는 이렇게 말한다. “베르그손은 지능이란 문제 일반을 정립하는 능력이라는 것을 잘 보여 준다(본능은 오히려 답을 찾는 능력이리라).”(《베르그손주의》, p. 11) 베르그손은 《창조적 진화》(1907)에서 동물의 두 능력, 즉 본능과 지능에 대해 다양하게 분석한다. 지능은 동물의 능력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점에서 지능은 곧 일반 지능이다. 그렇다면 특수 지능(specific intelligence)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일반) 지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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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 자연어 + 인공어
인간의 언어 능력은 진화의 산물이다. 앙드레 르루아구랑(참고: 들뢰즈와 과타리의 철학에서 앙드레 르루아구랑의 ‘손놀림과 말’의 역할)은 직립 보행으로 인해 두개골이 바로 서게 되고, 그로 인해 뇌 용량이 커질 공간이 확보된 동시에 후두가 개방되었으며, 동시에 앞발이 해방되어 손이 됨으로써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커진 뇌로 인해 추상 능력과 기호 능력이 생겼고, 이것이 언어의 기원일 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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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력(literacy)을 둘러싼 세대 간 논란보다 중요한 것은 시대 간 격차
문자력(literacy) 논란은 기회만 되면 머리를 내밀어 논란을 빚곤 한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으로 이어지는 ‘쯧쯧 담론’과 ‘나이 든 세대도 못지않다’는 ‘꼰대 비판 담론’이 충돌을 빚곤 한다. 사실 이 문제는 두 층으로 나뉜다. 이를 언급하기 전에 내가 ‘언어력’이라고 부르는 것을 짧게 언급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 언어는 자연어에 한정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확장된 언어 상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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