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와 뭉크 – 고통을 살아낸 자리

어린 시절을 불행하게 보냈기 때문에, 라든지 유독 많은 生의 불행을 겪었기 때문에, 라는 근거에 기대 해석해서는 안 되는 삶과 作品이 있다. 고통과 절망을 얘기하는 것들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기형도와 뭉크를 보자. 기형도의 「가는 비 온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과 함께, “「휴일」이란 노래를 틀고 큰 소리로 따라 부르며” 인질극을 벌이다 “자신의 목을 긴 유리조각으로 그었”던 지강헌이 시의 소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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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리고 혁명을 (D.H. 로런스의 시 번역)

정신 차리고 혁명을                                     – D.H. 로런스 당신이 혁명을 한다면, 재미로 하라. 핏기 없이 진지하게 혁명하지 마라. 죽도록 성실하게 혁명하지 마라. 재미로 혁명하라. 사람들을 증오하기 때문에 혁명하지 마라. 그저 사람들 눈에 침 뱉기 위해 혁명하라. 돈을 바라고 혁명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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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과타리가 말하는 a people은 ‘민중’이 아니라 ‘민족’이다

들뢰즈·과타리가 말하는 ‘un peuple / ein Volk / a people’은 결코 ‘민중(民衆)’이 아니다. 민중의 정의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국가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로, 보통 피지배층을 이루는 노동자, 농민 등을 이르는 말’이라는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라는 풀이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1970년대 이후로 지금까지 그런 의미로 사용해왔던 건 분명하다. 민중이 이런 뜻이라면, 들뢰즈과타리는 민중을 말하지 않는다. 들뢰즈·과타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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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와 모방의 확산

소셜미디어의 기능은 ‘모방’과 ‘확산’에 있다. ‘인터넷 밈’이라는 용어는 이를 해명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밈(meme)은 ‘모방’을 뜻하는 희랍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를 뜻하는 진(gene)의 합성어다. 이 용어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에 만들었는데, “언어, 사상, 신념, 태도, 유행의 전달에서 유전자의 역할을 맡고 있을지도 모르는, 유전자에 상응하는 그 가설적 개체”(리처드 도킨스 추천사, 수잔 블랙모어 (1999), 밈, Oxford: Oxfor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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