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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문화론

세계 속의 삶 망각

철학자 2009.03.30 10:59 조회 수 : 8072

세상에는 잊어서는 안 되는 일과 잊어도 좋은 일, 그리고 잊을수록 좋은 일이 있다. 어떤 일이 각 부류에 해당될지는 알아서 판단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러나 가령 광주 시민이 광주학살을 잊어도 좋을까? 잊을수록 좋을까? 아니,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를테면 가문의 원수요 대대로 복수해야 할 일 아니겠는가? 그러나 과거를 상기시키는 일이 꼭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건 아니다. 상기하기 거부하는 부류가 있을 테고, 상기 자체가 무의미한 부류가 있을 것이다. 후자는 가령 상기로 인한 각성 효과가 전혀 먹혀들지 않는 부류다. 예컨대 조선일보. 상기란 쪽팔림을 아는 자에게 각성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또는 최소한의 일관성을 삶에서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자에게 유의미하다. 언어와 논리는 일종의 약속인데, 약속은 항상 약속이 지켜질 수 있는 물적 기반을 전제한다. 들뢰즈 철학의 주요 메시지 중 하나도 그것이다. 말이 통하기 위해서는 물질적  토대가 구비되어야 한다는 점. 따라서 약속이 통하지 않는 물적 기반 아래서는 약속을 상기하는 것으로, 또는 배신을 상기하는 것으로, 요컨태 말로, 뭔가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람들이 아직도 조선일보를 언론의 일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또는 언론으로 간주하면서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 한심하다. 물론 조선일보의 본질을 모르는 사람에게 계몽 효과는 야기할 수 있겠지만, 비판의 핵심에서는 비켜가는 셈이다. 어제 말 다르고 오늘 말 다른데, 모든 것을 아전인수 견강부회로 '일관'하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럴 때 유일하게 필요한 게 뭔지는 다들 알고 있으리라.
이럴 때는 자기 아이에게 물려주고픈 미래가 어때야 할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단, 자신의 행동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분명 일정한 기여를 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좋은 쪽으로건 나쁜 쪽으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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