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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문화론

철학과 철학사 역자의 변

김재인 2002.03.09 10:50 조회 수 : 4385 추천:32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모두를 위한 책이자 아무도 위하지 않는 책 (1883-1885)

  
* 이 책의 번역 대본과 번역 작업 및 번역 동기에 대한 설명입니다.

  번역 대본: Friedlich Nietzsche, Also Sprach Zarathustra. Ein Buch für Alle und Keinen (1883-1885) in Nietzsche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 VI-1 , Giorgio Colli und Mazzino Montinari(편), Berlin: Walter de Gruyter & Co., 1968.



  본 번역은 바이마르의 괴테-쉴러 문서 보관소에 있는 원본을 일일이 점검하여 정립된 니체 판본을 토대로 번역했다. 번역을 하는 데 있어, 위 텍스트를 원본으로 모리스 드 강디약(Maurice de Gandillac)이 옮긴 갈리마르 출판사의 Ainsi parlait Zarathoustra. Un livre qui est tous et qui n'est pour personne, Gallimard, 1971도 참고했다(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불어판 니체 전집은 질 들뢰즈와 미셸 푸코의 책임 편집 아래에 출간되었으며 나중에는 푸코 대신 모리스 드 강디약이 참여하였다).

  한국어로 가장 많이 읽히는 번역본은 황문수가 옮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문예출판사, 1975)와 최승자가 옮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청하, 1984)이다. 이 두 번역본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긴 하지만 니체 해석의 새로운 성취를 담고 있지 못하며 원문을 빠트리고 번역한 부분이 종종 눈에 띈다. 본 역자가 번역하는 몇 가지 원칙은 위 책의 문제들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세운 것이다. 우선 역자는 자구 하나 하나에 유의하면서 번역하고 있다. 이것은 지나치게 시적인 해석과 과장된 해석을 피하는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본 역자는 이른바 '자연'과의 친화성 속에서 니체를 해석하려는 의도를 번역에 십분 집어넣고 있다. 역자는 차라투스트라의 모든 이야기는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뿌리에 두고 있다고 파악한 것이다.

  이 번역은 여러 해에 걸쳐 조금씩 이루어질 예정이다. 1999년 봄부터 시작된 이 작업은 2001년 즈음에야 한 매듭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역자는 그 중간에 본 홈페이지를 통해 꾸준히 성과를 올리고 비판을 받고 개정을 진행해가려 한다. 이 작업을 통해 21세기의 니체 해석을 위한 하나의 의미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독자들에게 부탁이 하나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본 번역본은 책으로도 출판될 예정이므로 본 번역을 출판물로 전재하는 일은 피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삶의 고양을 위해, 아니면 학문적인 탐구를 목적으로 본 번역을 활용하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번역과 오역에 대한 격려와 비판의 글을 게시판에 올려준다면 더욱 감사하겠다. 김재인. 2000.3.

  새로 첨가할 말이 있다. 그 사이 정동호 번역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책세상, 2000)가 나왔다. 앞의 두 번역과 더불어 나름의 장점을 지니는 책이다. 그러나 나의 마음에 흡족하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힘에의 의지'나 '위버멘쉬'와 같은 용어가 그러하다. 사실상 '힘에의 의지'나 '위버멘쉬' 같은 말은 아무 내포도 지니고 있지 않은 조어이다. 그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가 차라리 문제이다. 그러나 이 말들에 대한 프랑스, 이태리 등의 연구 성과가 이 번역에서는 반영되어 있지 않다.

  나의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어쩌면 필연이다. 저작권 같은 문제와 별도로 욕심 없이 작업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요즈음도 틈 나는 대로 이 책을 계속 보고 있다. 기회가 되면 계속 번역 성과를 올리도록 하겠다. 20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