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인공지능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잘 모르겠을 때가 많다. 나는 판에 박힌 일을 하는 것에는 그다지 경탄할 수 없다. 전혜정 교수가 미드저니 작품을 ‘적당히 그럴 듯한 가성비 있는 다이소 예술’이라고 표현한 건 딱 맞는 말이라고 본다. 다른 생성물에 대해서도 똑같은 말을 하고 싶다.
‘인공지능이 창작할 수 있느냐’의 논란에서 중요한 것은 ‘창작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느냐’다. 나는 ‘스스로 선택하고 평가하는 능력이 발휘되었느냐’가 핵심이라고 본다. 여기서 ‘인간은 스스로 뭔가를 하느냐'(자유의지가 있는가), ‘인간은 진정으로 선택하고 평가하는가’, ‘모든 인간이 그렇게 사느냐’ 등 파생되는 문제가 제기될 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책에 썼듯(그림 참조), ‘인공지능이 과연 무작위이기만 한가’, ‘인공지능에게는 내적 기준이 없는가’ 같은 문제가 남더라도, 나는 여전히 인간과 인공지능의 ‘다름’을 확인하고 구별하는 건 중요하다고 본다. 각자의 몫이 따로 있을 테고, 그건 결코 우열의 문제로 치환될 수 없다.
내가 인공지능보다 인간이 우월하다고 주장한다는 이야기에는 동의할 수 없다.
같은 얘기를 되풀이하는 일에 좀 많이 지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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