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철학의 지도 그리기 (20세기 중후반을 중심으로)

1. 출발점으로서의 마르크스와 니체 현대 철학이라 하면 아무래도 마르크스와 니체 이후의 철학적 활동을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나는 아무래도 철학사가일 수는 없고 현대 철학 활동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이다. 이런 이유로 객관적 입장에 서기보다는 나 자신의 철학적 시각에서 서술하게 된다. 실은 애써 객관+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거나 다수가 합의하는 내용만을 말하려는 것조차 하나의 특정한 견해일 수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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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식하는가? 칸트의 경우

칸트에게 가장 중요했던 문제는 ‘인식’의 정당화였다. 가령 《순수이성비판》의 본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의 모든 인식이 경험과 더불어 시작된다는 것은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다. […] 그러므로 시간상 우리의 어떠한 인식도 경험에 선행하는 것은 없고, 오직 경험과 더불어 모든 인식은 시작된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인식이 경험과 더불어 시작된다 해서, 바로 그렇기에 그것 모두가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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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면, 내부)이란 무엇인가?

어떤 직선이 있으면, 그것의 수직 방향 양쪽은 분리된다. 하지만 여기에 안(내면, 내부)과 바깥(외면, 외부)의 구별은 없다. 안과 바깥을 말할 수 있으려면, 폐곡선이 있어야 한다. 폐곡선이란, 원처럼, 한 점에서 시작해 다시 그 점까지 돌아올 때 그리는 궤적이다.   이렇게 되면 안과 밖의 구별이 생기는데, 어느 쪽이 안이고 어느 쪽이 바깥인지는 정하기 나름이다. 왜냐하면 이 선에 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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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를 통해 본 예술의 기능 – 죽음에게 외치며 싸우기

(글 맨 뒤에 강연 동영상이 있습니다.) 1. 1980년 《천 개의 고원》을 출판한 후 들뢰즈의 전략은 ‘미학의 정치화(政治化)’로 요약된다. 들뢰즈가 예술 연구에 매진한 것은 무슨 까닭에서일까? 분열분석과 혁명적 실천에서 예술의 고유한 역할은 무엇일까? 또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회화론을 그 시발점으로 삼은 것은 왜일까? “감각”이란 무엇이며, 감각은 과연 혁명적 역할을 담당하는 걸까? 그렇다면 어떻게? 《안티 오이디푸스》 말미에는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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