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과타리가 말하는 a people은 ‘민중’이 아니라 ‘민족’이다

들뢰즈·과타리가 말하는 ‘un peuple / ein Volk / a people’은 결코 ‘민중(民衆)’이 아니다. 민중의 정의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국가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로, 보통 피지배층을 이루는 노동자, 농민 등을 이르는 말’이라는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라는 풀이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1970년대 이후로 지금까지 그런 의미로 사용해왔던 건 분명하다. 민중이 이런 뜻이라면, 들뢰즈과타리는 민중을 말하지 않는다. 들뢰즈·과타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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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와 모방의 확산

소셜미디어의 기능은 ‘모방’과 ‘확산’에 있다. ‘인터넷 밈’이라는 용어는 이를 해명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밈(meme)은 ‘모방’을 뜻하는 희랍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를 뜻하는 진(gene)의 합성어다. 이 용어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에 만들었는데, “언어, 사상, 신념, 태도, 유행의 전달에서 유전자의 역할을 맡고 있을지도 모르는, 유전자에 상응하는 그 가설적 개체”(리처드 도킨스 추천사, 수잔 블랙모어 (1999), 밈, Oxford: Oxfor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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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과타리가 찬사를 보낸 흉노의 수장 묵돌 선우

들뢰즈·과타리는 《천 개의 고원》 중 13번째 고원 ‘1227년. 유목론 논고 – 전쟁기계’에서 사마천의 《사기》에 언급된 ‘흉노열전’을 유목민이 ‘수(數)’를 다루는 특징적 방식이라고 언급한다(원서 485 각주 62; 영어본 559 후주 65). 유목민의 전쟁기계는 수를 ‘차원적(dimensional)’ 혹은 ‘계량적(metric)’으로 이용하지 않고 ‘방향적(directional)’으로 이용한다는 대목에서 든 사례이다.   해당 대목은 흉노의 수장(선우)인 ‘묵돌’ 선우가 수를 이용한 방식을 언급한다. “선우에게는 묵돌(冒頓)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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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집단이 거의 전부다 : 누구랑 밥 먹느냐가 관건이다

집단이 왜 중요할까? 인간은 종(種) 수준에서부터 철두철미 사회적 존재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고인류학자, 인류학자, 선사학자인 앙드레 르구아구랑(André Leroi-Gourhan)의 《손놀림과 말 》 연작(1964~65)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이 중요한 사상가에 대해서는 내가 논문을 한 편 썼다.) 인간은 종, 기술, 사회(혹은 민족) 측면에서 각각 해명될 수 있다고 르루아구랑은 주장한다. 기술과 언어활동과 예술은 각 층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설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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