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right)를 주장하면서 ‘옳음’(right)을 외면하는 건 부당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옳음’을 외면하면서 ‘권리’를 주장하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 그런데 도대체 권리란 무엇인가? 그 말은 right의 번역어다(네덜란드어 recht). right는 일차적으로 ‘옳음’을 뜻한다. 이 말이 메이지 일본을 통해 수입되고 번역될 때, 지식인들은 많은 고통과 혼란을 겪었다. 일본 사회에 그 낱말에 해당하는 현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1879년, 후쿠자와 유키치는 고민 끝에 ‘통의(通義)’라는 번역어를 택했지만, 이 말이 “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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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가 균형감각을 견지하려는 게 옳은 걸까?

일반적으로 어떤 사상가를 연구하는 까닭은, 우선은 그로부터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흥미로운 생각을 얼마나 많이 제공하느냐에 따라 특정 사상가의 ‘크기’가 규정된다. 이를 사상 영역에서의 자연선택이라 하겠다. 인간에게는 그런 사상가 풀이 있고, 여기에 흔히 고전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고전의 풀에 흘러든 사상가는 수가 많은데, 그렇다면 이들 사이에 어떤 위계를 매길 수 있을까? 한 사상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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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와 뭉크 – 고통을 살아낸 자리

어린 시절을 불행하게 보냈기 때문에, 라든지 유독 많은 生의 불행을 겪었기 때문에, 라는 근거에 기대 해석해서는 안 되는 삶과 作品이 있다. 고통과 절망을 얘기하는 것들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기형도와 뭉크를 보자. 기형도의 「가는 비 온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과 함께, “「휴일」이란 노래를 틀고 큰 소리로 따라 부르며” 인질극을 벌이다 “자신의 목을 긴 유리조각으로 그었”던 지강헌이 시의 소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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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리고 혁명을 (D.H. 로런스의 시 번역)

정신 차리고 혁명을                                     – D.H. 로런스 당신이 혁명을 한다면, 재미로 하라. 핏기 없이 진지하게 혁명하지 마라. 죽도록 성실하게 혁명하지 마라. 재미로 혁명하라. 사람들을 증오하기 때문에 혁명하지 마라. 그저 사람들 눈에 침 뱉기 위해 혁명하라. 돈을 바라고 혁명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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