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서 벌어지는 언어 또는 개념의 전쟁

개념을 다루는 것을 업으로 삼는 철학자가, 아니면 시인이나 작가의 경우도 비슷하겠으나, 아무튼 글로 뭔가를 도모하는 이들이, 언어 또는 개념에 민감한 것은 당연지사다. 정치인들의 말싸움이야 별개로 치고, 결국 철학은 언어 또는 개념의 전쟁이다. 언어의 차이, 또는 번역의 차이(이는 해석의 차이를 전제한다)를 둘러싼 충돌은 철학활동의 본질에 닿아 있다. 이것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결정적 문제이다. (일부 관객들이 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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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이 곧 실천이다 – 인문학과 실천학

아마도 이론과 실천 사이의 갈등은 오래된 만큼 반복되는 고민거리일 것이다. 그러나 이론과 실천 사이의 갈등은 가짜 문제로 인한 갈등이며, 따라서 폐기되어 마땅하다. 이론은 논리와 말 차원에서의 전투이다.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말을 창조하는 것, 그것이 이론의 작업이다. 심정적으로는 반감이 가지만 대세로서 힘을 행사하는 담론들을 접할 때,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 담론과 싸워 이길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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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요약 훈련이 필요한가?

한 번 입을 떼면 말이 장황하게 이어지며 도무지 끝을 맺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특정한 누군가를 떠올리지 말기 바람). 왜 이럴까? 결론만 말하자면, 자기 생각이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아서다. 요약하는 훈련이 되지 않아서다. 그런데 요약 훈련의 최고봉은 글쓰기다. 요약하기 위해서는 읽기가 먼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사실 읽기와 쓰기의 관계는 복잡하다. 어디까지가 읽기의 끝이고 어디서부터 쓰기의 시작인지 구별하기도 애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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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말하는 한국은 이제 무시하자

나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벌어지는 구체적 사안에 대해 논평하는 것을 신뢰하지 않는다. 전에는 그런 발언을 ‘선진국 사례’로서 참고하곤 했지만, 지금은 그런 자세가 사대주의라고 본다. 내가 차별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오해할까 봐 설명을 덧붙이는데, 내가 규정하는 ‘외국인’은 ‘외국 거주자’를 가리킬 뿐, 그 외의 다른 뜻은 없다. 몸이 어디에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얼마를 거주하지 않으면 외국인으로 봐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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