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용어 설명] posit, position, positive (정립)

한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용어 중 하나가 posit, position, positive 계열의 용어다. 이 용어도 어원을 살펴보면, 라틴어 ‘포네레'(ponere ‘놓다’)의 과거분사인 ‘포지투스(positus)’에서 유래했다. posit는 동사, position은 명사, positive는 형용사다.

이 용어들은 기본적으로 ‘놓다, 둔다'(put, place) 같은 뜻에 기초한다. 그래서 posit는 철학적으로는 ‘정립한다’고 이해하면 가장 좋다.

명사 position은 그러니까 ‘정립’이다. 여기서 파생해서 ‘입장’을 뜻한다. 내가 내놓은 생각이라는 뜻이다. (pro-posit은 ‘앞에 놓는다’는 뜻. 그래서 propose는 ‘제안한다’는 뜻이다. 결혼을 제안하는 게 프로포즈. proposition은 ‘명제’인데, ‘앞에 내놓은 것’을 가리킨다.)

형용사 positive가 조금 까다롭다. 이 말은 ponere의 과거분사 positus에서 유래한 posivivus에서 왔는데, 이 말 자체가 라틴어 ‘나투랄리스(naturalis, ‘natural)’의 대립어다. 그래서 법률에서 ‘권위에 의해 공시적으로 내놓은’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실정법’이라고 할 때의 의미다. 그밖에 ‘사실만을 다룬다’는 점에서 ‘실증적, 명백한’, 강조를 나타내는 ‘절대적, 단적’, 입장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긍정적'(대립어는 negative), 뭔가 있다는 점에서 (수학의) ‘플러스값’ 등의 뜻으로 파생했다.

상황에 따라 달리 번역할 수는 있지만, 가장 핵심에 ‘정립’이라는 뜻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며, 대체로 ‘정립’으로 옮기면 무난하다는 점도 알고 있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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