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10월 21일 페이스북 포스팅
반성과 사과.
내가 잘 모르던 시절 '천 개의 고원'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carte를 '지도'라고, cartographie를 '지도 제작'이라고 했는데, 뜻을 더 새겨보면 전자는 '도면'이라고 후자는 '제도'라고 하는 것이 더 옳다. 한편 이에 대립되 calque의 경우 '사본'보다 '모사'로 하는 편이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물론 '모사된 것'으로서의 '사본'은 여전히 유효하다. 참고로 각각 영어로는 map, cartography, copy라고 번역되어 있다(B. Massumi).
한편 '전사'라고 옮긴 décalcomanie는 '데칼코마니'라고 옮겨도 좋지만, '판박이'라는 말이 더 좋아 보인다. 어릴 때 팔에다 했던 그 판박이 놀이를 잊지 못하니까. 내 아이들도 판박이를 좋아하니까.
이렇게 바꿔 옮기면, '리좀'의 다섯째와 여섯째 원리가 더 다가오는 느낌이다.
* 2017년 10월 21일 추가
그런데 이게 또 단순치 않아서 plan이 '도면'을 뜻하기도 하니 사정은 훨씬 복잡하다. 게다가 <철학이란 무엇인가?> 7장에는 '면'이나 '판'을 뜻하는 프랑스어가 떼로 나온다. 이 지점은 문자 대 문자 형태로 번역하는 게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