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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문화론

자본주의와 분열증 affect 정감(情感)

김재인 2005.05.07 10:06 조회 수 : 3376 추천:31

이번 파리 여행의 가장 귀중한 성과 중 하나는 affect의 새 번역어로서 '정감(情感)'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말 용례를 보자면, '정감'은 자주 쓰이는 말은 아니며 '정감 어린 시선'이나 '정감이 넘치는 풍경' 등 상당히 한정된 맥락에서만 사용되곤 한다. 또한 '정감'은 심리적 주관적 상태를 지칭할 수도 있으며 동시에 객체적 독자적 상태를 지칭할 수도 있는 말이어서 더 좋다. 철학의 개념이란 것이 일상어의 의미를 깊게 재해석하고 재규정하는 과정에서 등장하곤 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가령 들뢰즈가 당시까지 별로 많이 사용되지 않던 불어 표현 affect를 affection과 구분해서 규정했던 것처럼, affect의 의미에 상응하는 번역어로서의 '정감'이란 단어는 상당한 매력을 안고 있다. 한국에서 이 말은 가장 흔하게는 '정동(情動)'이라는 일본어 번역을 그대로 차용하는 식으로, 뒤이어서는 '정서(情緖)'나 '감응(感應)'이라는 말로 번역이 시도되어 왔었다. 나는 들뢰즈의 맥락에서 <천 개의 고원>을 옮기며 '변용태'라는 번역어를 제안한 바 있으며 이 번역어는 어느 정도까지는 여전히 타당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동시에 인간의 문제와 관련해서 인간의 심리를 반영하는 번역어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보았기에, 반드시 인간의 심리를 나타내는 것만은 아니면서도 얼마간 그와 관련된 말을 찾던 중에 '정감'이라는 단어를 affect의 번역어로 사용하는 것이 무리가 없겠다는, 아니 오히려 꽤나 적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메이데이에 시테유니베르시테르에서의 대화, 특히 박기순 형과의 대화에서 시작된 사유가 다음 날 오전까지 이어져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새삼 생각의 기회를 부여해 준 형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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