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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문화론

철학과 철학사 [re] 루소에 대한 러셀의 평가의 한 대목

김시원 2005.03.21 03:07 조회 수 : 3711 추천:40


>"그(=루소)의 시대 이래로 자기 자신을 혁명가로 생각하는 사람은 두 파로 나뉘어져 왔는데, 루소를 따른 사람들과 로크를 따른 사람들이다. 한때는 그들이 서로 협력하여, 많은 사람들은 그들 사이에서 아무런 모순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점차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이 밝혀지게 되었다. 현대에 이르러서 히틀러는 루소의 소산이고 루스벨트나 처칠은 로크의 소산이다."(<서양철학사>에서)
>


분명 낭만주의 유파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루소. 러셀은 여기서 루소를 히틀러에 비유하는데 너무 심한 표현이다. 루소가 인간의 감정을 중시했다하더라도 히틀러처럼 전쟁을 일으키거나 살육을 일삼지 않았거늘 왜 하필 루소를 히틀러에 비유해야 한단 말인가? 논리실증주의자 러셀이 낭만주의의 대가 루소를 꼭 히틀러에 비유해야만이 직성이 풀리는 이 분의 권력의지, 무의식은 무얼까?

러셀의 정신분석을 해 볼 때, 러셀 역시 강준만, 진중권, 홍세화, 촘스키등의 근대주의자와 마찬가지로 넓은 의미의 신경증 상태에 있다 할 수 있다. 프로이트가 말한 신경증이란 무엇인가? 자아가 강한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자아, 두뇌, 몸이 자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작동시키는데 이 방어기제의 과부하로 말미암아 원래의 목적이상으로 과잉방어가 되어 그 것이 되려 자기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해치게 되는 상태이다. 적절한 방어기제는 자기 몸을 지키는데, 생존에 도움이 되나 그것이 과도하거나 삐뚤어졌을 때가 문제이다. 예를 들어 6.25사변당시 공산군에 의해 일가족이 몰살당했다 해서 빨간색 공포증에 걸린 환자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평생토록 빨간색 근처에는 접근하지 못하며 붉은 악마에 대한 공포증, 혐오증으로 월드컵 기간 동안에 바깥 출입도 못하는 등의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 했을 때 이런 경우는 분명 방어기제의 왜곡 내지 과잉일 것이다. 인간 이성이란 , 논리란 무엇인가? 이 것은 인간 스스로 자신의 권력의지, 생존욕구를 위해 만들어 낸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이성이란 놈이 왜곡, 과도하게 작용하여 스스로 본래의 분수, 취지를 모르고 삶 위에 군림하며 함부로 날뛰는 경우가 있다. 인간의 창조물에 불과한 이성(신)이 인간을 오히려 지배하게 되는 꼴이다. 그래서 인류 역사상 최고의 현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20세기 현대 철학의 아버지 니체 大禪師님께서는 이 이성(신)이란 놈을 죽이신 것이다. 할렐루야!


>음미할 만한 대목이라 생각해서 옮겨보았다. 또한 렘프레히트의 평가의 몇 대목도 함께 옮겨놓겠다(<서양철학사>).
>
>"자연 상태라 하는 것은 하나의 역사적 시기를 기술하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의 좋은 사회의 심상이다."(512쪽)
>
>"루소는 역사상의 어느 누구보다도 철학에 있어서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원시적 생활을 이상적인 것으로 표현했으나 언제까지나 원시적 생활을 이상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성적 판단에 반대하여 감정에 호소한 것은 사실이다.


루소 왈, '자연으로 돌아가라!' 이 말을 패러디해 니체 大禪師님 왈,'자연으로 돌아가라!' 여기서 매우 중요한 대목이 나오는데 여기서 루소가 말하는 자연은 김용옥 선사님의 언어를 빌리자면, 'Green Belt'이다.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문명적인 것을 제외한 순수 그 자체로서의 자연의 의미이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볼 부분은... 과연 인간은 자연이 아닌가? 인간은 자연에 속하지 않는가? 인간역시도 자연의 한부분일 뿐이다. 인간 역시 대자연, 대우주의 법칙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같은 인간의 운명이다. 인간의 유한성이다. 반면 니체가 말하는 자연이란 인간의 人爲까지도 포함하는 노자의 自然, 스스로 그러함의 개념이다. 이 두가지 개념은 철학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내포하고 있다. 데리다 역시 루소의 자연 개념의 이러한 낭만성, 노예성을 비판하고 있다. 니체가 프랑스 낭만주의의 거목이었던 위고의 기독교적 노예도덕성을 비판했던 것은 진정한 낭만주의를 내세우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여기서 본인이 가지는 문제의식은.. 오늘날 소위 환경운동 한다는 386 사회주의, 페미니즘 형님, 누님들의 사고방식이 바로 이러한 루소의 자연관적인 모습을 띄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인간이 산을 깍고 터널을 뚫고 빌딩을 올리고 하는 인간의 권력의지와 개척정신 역시 스스로 그러한 자연의 한 가지 모습인 것이다. 이 대목에서 프랑스가 낳은 위대한 천재 기소르망 형님의 '진보와 그의 적들'론을 참조해 보자. 오늘날의 기독교 노예도덕적인 루소적인 환경절대주의자들이야말로 진정한 진보의 적들이라는 기소르망 형님의 탁견을 한 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이성을 불신했던 까닭에 한 번도 진실되고 신뢰할 만한 감정과 헛되고 공상적이고 혹은 악의에 찬 감정을 구별하는 기준을 시사조차 할 수 없었다."(514쪽)


신뢰할 만한 감정과 헛되고 공상적이고 혹은 악의에 찬 감정을 구별하는 기준을 무엇일까? 과연 어떤 위대한 현인이 나오셔서 이 두가지를 명백히 구분할 수 있을까? 들뢰즈-가타리 역시 그들의 공동연구작업 초기에 인간을 파시즘으로 이끄는 욕망을 규명하기 위해 '병든 욕망'론을 제시했으나 나중에 폐기했다. 과연 무엇이 병든 욕망이고 무엇이 병들지 않은 욕망인지를 명백히 구별해줄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파시즘이라는 것도 일종의 집단 히스테리, 신경증 상태라 할 수 있는데 사실 야생상태는 어느 정도 파시즘상태라 보아야 한다. 파시즘이라는 것도 분명 실재하는 자연 현상이며 이는 나쁜 것이며 병적인 것이라 함부로 단언할 수는 없다. 파시즘이란 것 역시 인간집단, 생물집단의 생존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 경기에서 파시즘적으로 독기를 품고 죽기살기로 열심히 했더니만 경기에 이겼다. 일단 전쟁이 나면 이기고 봐야 한다. 전쟁에 패한 패잔병이나 패전국만큼 비참한 경우가 또 없기 때문이다. 파시즘적으로... 전쟁터에서 다른 종족들을 열심히 죽였더니만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생존, 리비도, 권력의지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지나친 파시즘(전체주의)은 병적이다. 왜 이것을 병으로 간주하는가? 그 것은 결국 히틀러의 독일 제3제국이 스탈린의 일국사회주의가 일본제국주의가 오래 가지 못했듯이 이 파시즘이란 것은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헤치게 되기 때문인 것이다. 인간의 파시즘적 심리란 것 역시 일종의 방어기제로 볼 수 있다. 제 1차 세계대전에 패한 이후로 망국 직전으로 몰린 독일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부흥의 희망, 생존의 희망을 불어넣어준 것이 바로 히틀러의 나치즘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도하게 삐뚤어지게 작용되면 오히려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헤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가 필요한 일종의 병으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이다. )

들뢰즈-가타리 역시 여타의 다른 포스트모던 사상가들과 마찬가지로 인간 이성이란 것에 대해 회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얘기들을 함부로 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장면을 통해 우리는 그들을 하버마스류의 철학자들보다 높이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과연 좋은(선한) 감정과 나쁜(악한) 감정을 명백히 구분해 줄 수 있는 기준이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일찌기 철학의 제문제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 니체에 의해 다 해결되었다 할 수도 있다. 구분해 줄 수 있는 기준이란 전통적인 철학자들이 말해왔던 것, 이성이 아니라 삶에 대한 유용성이라고 니체는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 철학자들의 신, 이성이란 것 역시 인간의 권력의지, 생존욕구에 의해 인간의 삶을 위해 개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성의 뿌리에 의지가 있고 욕망이 있고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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