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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문화론

http://www.hani.co.kr/kisa/section-paperspcl/book/2005/11/000000000200511101842834.html
* 책세상 판 니체 전집 완간 당시의 기사이다.
나는 이럴 때 학자들이 왜 발언을 삼가는지 정말 궁금하다.
특히 발언에 항상 조심하는 학자들의 칭찬 일색 기사여!
내가 전에 이 게시판에 쓴 책세상 판 니체 전집 비판 글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진짜 니체 철학엔 ‘초인’이 없다”
오철우 기자 김태형 기자

인터뷰/ 니체전집 완간한 책세상 니체편집위원장 정동호 교수

“그건 무모하고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1999년 초에 책세상출판사의 김광식 주간이 니체 전집의 출간을 제안했는데, 이건 뭔가 잘 모르고 무모하게 덤벼드는 일이라는 생각에 즉답을 하지 않았죠. 몇차례 더 제안을 듣고나서야 그해 4월부터 일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는 니체전집 21권의 출간엔 애초 계획보다 두 배나 늘어난 6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최근 니체전집의 마지막 2권을 내어 21권을 완간한 책세상 니체편집위원회의 위원장인 정동호 충북대 철학과 교수(61)는 9일 “4명의 편집위원, 14명의 번역자들과 함께 전집을 냈다는 사실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겠다”면서도 ”니체에 대한 조각난 지식, 잘못된 해석들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니체편집위원엔 정 교수 외에 이진우 계명대 총장, 김정현 원광대 교수, 백승영 박사(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등 니체 전공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전집 출간에선 무엇보다 20세기 철학·미학·심리학·신학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잘못 이해되는 니체 사상의 중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 관심을 쏟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초인’과 ‘권력에의 의지’라는 니체의 잘못된 이미지는 이번 전집에서 퇴출됐다.

▲ “진짜 니체 철학엔 ‘초인’이 없다”
“니체는 초월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이념과 신앙을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생의 의미’는 이 땅 위에 있다고 했죠. 그런데 ‘초인’(超人)이란 번역어는 그 본래의 뜻을 왜곡하고 말았죠. 니체는 초월적 존재를 반대했는데 말이죠. 독일어 ‘위버멘시’는 형이상학적 미몽에 쌓인 지금의 인간을 넘어서는 새로운 인간형이라는 뜻으로 쓰였는데도 미국에선 ‘수퍼맨’ ‘오버맨’으로, 우리말에선 초인으로 바뀌었어요.” 이번 전집에서 위버멘시는 적당한 우리말을 찾지 못하고 원어의 발음대로 표기됐다. ‘권력에의 의지’는 ‘힘에의 의지’로 수정됐다. “권력·힘을 뜻하는 독일어(Macht)를 니체는 정치·사회적 힘뿐 아니라 에너지·생명·물리법칙 같은 자연의 힘을 말할 때에 주로 썼습니다. 권력이란 번역어는 그 뜻을 왜곡합니다.” 이런 바로잡기는 번역과정에서 숱하게 이어졌다.

니체전집은 조각난 유고집으로 소개됐던 그 사상의 전모를 보여주어 여러 담론들을 새롭게 풍성하게 생산할 것이라고 정 교수는 기대했다.

“니체 사상은 생명윤리학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내세의 소망이라는 짐을 잔뜩 지고 사막을 걸어가는 ‘낙타’의 정신이 자유의 쟁취를 만끽하는 ‘사자’의 정신으로 변했으나, 이제는 기만과 미몽을 벗은 순수긍정의 ‘어린이’ 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열등한 인간의 도태를 주장해 우생학의 논리에 빌미를 제공했죠. 그렇지만 한편으론 그는 왜곡되지 않은 생명, 순화되지 않은 자연 생명을 강조했습니다.” 정 교수는 “자연주의를 강조한 니체는 환경철학에서도 선도적 환경론자로 새롭게 조명된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 니체전집으론 1969년 5권(휘문출판사)이 나왔고 1982년엔 10권(청하출판사)이 출간된 적은 있다. 그런데도 또다시 전집이 출간된 것은 그동안 정통한 니체전집이 없었다는 얘기로 들린다. 정 교수는 “조각조각 출간된 니체의 유고집을 둘러싸고 일었던 1950년대 이후 ‘니체와 나치즘’ 논쟁을 종결시킬 정도로 국제니체학계에서 정확성을 인정받은 발터 데 그루이터 출판사의 <니체비평전집> 판본을 한글세대의 니체 전공자들이 힘을 합쳐 번역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판본의 국내 출간은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번째이며, 세계에선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일이라고 한다. 전집 21권 가운데 11권인 유고집이 이번에 처음 번역됐으며, 나머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등 저작들도 재번역됐다.

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기사등록 : 2005-11-10 오후 06:42:20기사수정 : 2005-11-12 오전 00: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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