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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문화론

철학과 철학사 맑스 1844 초고 관련

철학자 2017.07.11 14:33 조회 수 : 204

맑스 1844 초고 관련

 

맑스의 1844년 초고, 특히 철학적 사고로 가득 찬 제1노트 [V](보덴 쪽수 XXII~XXVII), MEGA2 2(1982)234~248, 363~375쪽은 완전히 새로 번역되고 연구되어야 한다. 소외된 노동의 문제는 부차적이다. 가령 사적 소유또는 사유재산의 문제를 건들지 않으면서 연구되는 노동 소외란 맑스에게는 기만일 뿐이다. 그건 심지어 종교적\라는 기만이기까지 하다고 마르크스는 승인할 것이다. 유실된 초고가 무척이나 아쉽긴 정말이지 너무나 오랫만이다.

 

1844년 초고의 맑스는 노동 소외를 다룬 첫째 초고의 후반 논의에서 소외된 노동을 그 자체로 다루고자 한 것이 아니라, 사유(私有)의 발생 원인을 밝히고자 이 작업을 수행한 것이다. 이를 인간주의로 읽은 것은 심각한 오독이다.

 

초고의 "노동(Arbeit)"은 "실천적 인간적 활동(praktische menschliche Thätigkeit)"과 동의어(MEGA 22239 368). , 노동 개념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생산 개념의 기저로 스며들게 된 것이다(이는 훗날 <요강>과 <자본>의 연구로 직접 이어진다 - 글 맨 아래 후주 참고). 초고의 '소외론'과 관련한 많은 오독은, 인간의 '본래' 상태와 '소외된' 상태 사이의 서술이 교차하며 오가는 정확한 맥락을 놓친 채 모종의 선입견에 따라 읽어 가는 과정에서 생겨났다고 보인다. 물론 MEW와 MEGA 2판 간 텍스트 자체의 차이도 이런 오독에 한몫 했음은 물론이다.

 

가령 노동을 규정하는 부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자. 앞의 것이 MEW이고 뒤의 것이 MEGA 2판이다. (밑줄은 나의 것)

 

"Wir haben den Akt der Entfremdung der praktischen menschlichen Tätigkeit, die Arbeit, nach zwei Seiten hin betrachtet." (MEW 3 S. 515) 번역: "우리는 실천적 인간적 활동의 소외의 작용을즉 노동을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했다."

"Wir haben den Akt der Entfremdung der praktischen menschlichen Tätigkeit, d[er] Arbeit, nach zwei Seiten hin betrachtet." (MEGA II-2 S. 239 & 368) 번역: "우리는 실천적 인간적 활동의 소외의 작용을, 즉 노동의 소외의 작용을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했다."

 

우리는 이 비교를 통해 '노동'에 대한 규정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텍스트 고증을 거친 후자가 맑스의 본래 입장임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노동이란 "실천적 인간적 활동"이지, 그런 활동의 "소외의 작용"이 아니다. 그 후에 밝히고 있는 것은, "사유란 외화된 노동의 귀결"(MEGA II-2 244 & 372)이라는 점이며, 이는 다음 구절에서 명백하게 언급된다.

 

"Das Privateigentum ist also das Produkt, das Resultat, die notwendige Consequenz d[er] entäußerten Arbeit, des äußerlichen Verhältnisses des Arbeiters zu der Natur und zu sich selbst. / Das Privateigentum ergibt sich also durch Analyse aus dem Begriff der entäußerten Arbeit, d.i. d[es] entäußerten Menschen, der entfremdeten Arbeit, des entfremdeten Lebens, d[es] entfremdeten Menschen.) (MEGA II-2 244 & 372; MEW3 520) 번역: 이처럼 사유(私有)외화된 노동, 즉 노동자가 자연 및 자기 자신과 맺는 외적 관계의 생산물이자, 결과이며, 필연적 귀결이다. / 이처럼 사유외화된 노동, 말하자면 외화된 인간, 소외된 노동, 소외된 삶, 소외된 인간이라는 개념으로부터 분석을 통해 분명해진다.” (맑스, 1844년 초고)

 

초고의 소외 분석은 결국 자본주의의 토대인 사유제의 원인을 파악하려는 목적을 지니며, 이는 인간주의가 아닌 비인간주의, 과학적 작업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이 작업은 <테제>, <독일 이데올로기>, <선언>으로 자연스레 이행한다.

 

맑스 1844년 초고의 제1노트의 XXII부터 XXVII까지에 대해 MEW의 편집자는 "소외된 노동"이라는 제목을 붙였고, 이는 이후 이 책을 인간주의의 맥락으로 방향 짓는 단초가 된다. 그러나 이 대목은 실은 사유물(=사적 소유, 사유재산)의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고증의 문제는 단지 문헌학적 호사가 아니라 그 자체 해석의 일부이다. 박사논문 이래로 맑스에게 인간주의가 끼어들 여지는 없었다. 반헤겔주의, 즉 비인간주의는 처음부터 맑스 사상의 동기였다. 독일의 고전철학, 영국의 고전 정치경제학, 프랑스의 사회주의를 맑스 사상의 원류로 삼은 레닌의 설명(1914)은 폐기되어야 한다. 본질을 짚지 못한 이런 정치적 해석은 맑스 텍스트로 돌아가야 하는 충분한 이유를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

 

맑스 사상은 반헤겔주의 관점에서 i)우연을 긍정하는 존재론적 유물론(에피쿠로스)ii)역사(비록 변증법의 외투를 걸쳤으나 실은 계보학)의 매개를 통해 iii)사회 유물론(포이어바흐 및 정치경제학의 비판)으로 진행된 상당히 일관된 발전 과정을 거쳤다. 특히 맑스에게는 비인간주의적 인간학이 중요한데, 인간은 실체가 아니라 역사적 생성의 산물이기에 그러하다. 인간의 초역사적 본질이란 없다. 따라서 인간적 가치에 대한 비판이 병행되는 것은 자명하다. 엥엘스와 레닌, 알튀세르는 이 기본구도를 오해했다.

 

후주.

 

나는 맑스 자신이 1859년에 회고적으로 자신의 초기 작업을, 특히 <초고>를 평가한 대목을 주목한다. 그는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해>(1859)서문에서 헤겔의 법철학을 비판적으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국가 형태들과 같은 법 관계들삶의 물질적 관계들에 근거하고 있으며 시민사회의 해부학은 정치 경제학에서 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한다(Marx MEW13: 8). 이어 맑스는 파리(<초고>)에서 시작했던 정치 경제학 탐구는 브뤼셀(<테제>, <독일 이데올로기>)로 추방된 후에도 계속되었고, 그리하여 일반적 결론이 도출되었다고 말한다. 이 진술에 따르면 최소한 맑스 자신은 <초고>에서 <독일 이데올로기> 사이에 그 어떤 단절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맑스가 그 사이에 뭔가 비약적인 발견을 했다면 그에 대해 지적하지 않고 넘어갔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부기. (나 혼자만 참고하기 위해.)

 

“Das unmittelbare Verhältniß der Arbeit zu ihren Producten ist das Verhältniß des Arbeiters zu den Gegenständen seiner Produktion.” 번역: “노동과 노동 생산물의 직접적 관계란 노동자와 그의 생산의 대상의 관계이다.”(맑스, 1844 초고, MEGA22238 & 366; MEW 3513) 여기서 대상이란 말의 해석은 대단히 중요. 그것은 인식론적 개념이 아닌 존재론적 개념. 또한 das unmittelbare Verhältniß는 무매개적 관계나 즉각적 관계 정도로 옮기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시간적 존재적 발생과 관련되기 때문. 관계의 발생이라!

 

마르크스는 19세기의 대표적 유목민 중 하나다. 니체도 그렇다. 끝없이 떠돌고 도주하는 삶. 반면 프로이트는 빈에 정주하던 도시인. 도식적이고 유치한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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