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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문화론

철학과 철학사 개인주의의 최고도의 완성.

위즐 2006.05.08 16:00 조회 수 : 4104 추천:29

'반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순진함의 유혹'이라는 에세이를 읽으면서 불현듯 든 생각입니다. 개인주의와 공동체를
접목하며 변증법적으로 종합시키는 것이 현 사회운동의 최대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공동체는 '사회주의 당'이라 해도 좋고 '군주'라고 해도 좋습니다.
자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우발적인 사회운동과 '고여 있는' 당을 아우른 것이 군주라면
군주의 형식은 불확정적이 될 것입니다.

사실 폭발적인 파업만으로 자본주의를 전복할 수는 없고 (그러므로 선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기는 힘이 들지요.)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68혁명은 최소한 혁명도
아니었다는 섣부른 편견을 가지게 된 것도 혁명에 대한 강한 거부감에서 기인했습니다.
혁명은 anti-, anti-, anti-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부정적인' 운동으로서 쉽사리 해체되고
분산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실패를 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구조의 '혁명적' 변혁은 '대안' 마련을 전제로 한 일순간의 부정이 되어야 합니다. 
부정적인 것을 부정한다고 해서 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그 역으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긍정적인 의지와 관점을 가질 때 변증법은 종결될 것입니다.
따라서 부문 운동들의 긍정적인 실험이 각계에서 부단히 실현되어야 하는데, 이는 조정하기 위한
협의체가 있어야 하고 이 협의체가 바로 군주가 될 것입니다.

군주는 사회의 '총체적인' 미래상을 설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좌파는 자발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군주에 예속되어야 하고 '복종'을 맹세해야 합니다.
 부문 운동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기 위해 군주로 향해야 하며 오직 군주에서만 참된
정체성을 발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회의 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구조화되어 있다는 인식은
군주를 우회해서만 긍정되기 때문입니다.
-우파는 사회를 분열하고 찢는 반면 군주는 통합하고 자신에 예속시킵니다.

따라서 군주는 교사가 됩니다. 개인은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군주의 발 밑에 엎드려
가르침을 구합니다. 개인이 자기의 절대주권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억압적인 어떤 구조든
파악해야 하는데, 이는 '타자들'의 경험을 구술하는 군주의 말에 경청함으로써만 이루어집니다.
개인은 반항하기 위해, 자신의 절대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즐겁게 군주에게 복종합니다.

군주의 제일 임무는 권력을 백일 하에 드러내어 따가운 눈총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군주는 심지어 제 자신의 권력 구조마저도 숨김없이 밝히게 될 것입니다.
개인이 군주에게 복종하는 단 한 가지 이유는, 권력행사의 법칙을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개인은 권력에 반항하기 위해 군주를 군주로서 인정합니다.

군주는 지식이 증식하고 있는 배양기이며, 타자의 고달픈 경험이 부단히 얘기되는 곳입니다.
기득권에 무참히 짓밟혀 심음하는 소리가 공공연히 들리는 곳이 군주의 전당이며, 
여기서 개인은 타자의 경험을 흡수하여 권력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타자와의 연대를 통해
더 큰 힘을 얻습니다.
   
만약 도식적인 교리문답을 군주가 강요한다면, 경험은 은폐될 것이고 결국 개인은 군주에게서
소외될 것입니다. 즉 자신의 힘을 증가시키기 위해 군주에게 향했던 애초의 목표가
좌절되므로 개인은 군주를 외면할 것입니다.
개인은 자기 경험을 더 잘 인식하기 위해 군주에게 오고, 사회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을 얻을
기회를 제공받으며, 사회를 혁명적으로 변혁시킬 수 있다는 비전을 얻기를 희망합니다.
분명 개인은 군주에게 복종하면서 자신의 힘이 증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따라서 군주는 부문 운동들을 결집해서 그들의 힘을 증대시키며, 전략을 수립해서 그들에게
하달해야 합니다.
각 부문들은 서로가 서로를 고양시키며 지속적인 자기 탈피와 자기 창조를 가능하게 합니다.

군주는 윤리성을 간직해야 할 임무를 띠며, 계속해서 밀려들어오는 운동들의 현실 경험을
잘 설명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가집니다. 군주는 교조적인 원리원칙을 수립하지 말아야 하며
현실운동들에서 자양분을 얻기 때문에 그들에게 의지해야 합니다.

--------제일 중요한 점은, 군주는 자신의 형식을 탄력적으로 변화시켜 나가야 하며,
또한 자신의 기본 형식은 계속 간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일단 그만 쓰겠습니다. 개인은 개인주의를 최고도로 완성하기 위해 타자에 대한
책무를 온전히 자기가 지며, 사회구조를 핑계거리고 삼지 않습니다. 그리고
타자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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