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볼 게 있어 창비(창작과비평사)에서 나온 책을 읽다가, 고집불통 외래어 표기 때문에 화도 나다가 웃기기도 하다가 그랬다. 현재 인명이야 워낙 '외래어 표기법'이 엉터리라 실제 발음을 존중해서 표기해야 한다고 보지만(이 점은 나도 동의), 문제는 역사적 인명이나 지리적 위치조차 그렇게 표기한다(고 해놓게 실제로 굉장히 영어 사대주의를 물씬 풍긴다)는 데 있다.
첫째. "까이싸르"와 "브루뚜스". 이들은 로마인으로 라틴어 Gaius Iulius Caesar와 Marcus Junius Brutus로 표기된다. 내가 배운 라틴어에 따르면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마르쿠스 유니우스 브루투스'로 적어야 맞다. 창비의 저 표기는 어디에서 유래했는가?
둘째. "데모크리투스"와 "플로티누스". 이들은 희랍인(그리스인)으로 Δημόκριτος(기원전 460년 무렵 ~ 380년 무렵)와 Πλωτῖνος(204년-270년)로 표기된다. 내가 배운 에라스무스 고전 희랍어에 따르면 '데모크리토스'와 '플로티노스'로 적어야 맞다. 창비는 무식한 건가 웃기려는 건가?
일관된 원칙도 없는 저런 식 표기법은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아는 사람은 다 안다만서도) 현재도 통용된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내가 언젠가 한 번은 지적하려 했던 문제인데, 기왕 본 김에 몇 자 적어보았다.
근데, 신경숙은 아직도 표절 아닌 건 맞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