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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문화론

* 앞에서 홍성욱 샘의 글을 퍼온 김에, 중요한 대목 하나 더 소개합니다. 글의 끝부분, "fMRI 뇌 영상 기술의 근본적 문제"라는 절의 내용에서 가져왔습니다.

 

fMRI 뇌 영상 기술의 근본적 문제

 

지금까지 fMRI에 대한 많은 비판이 존재해 왔다. 일례로 히거(D. Heeger)와 레스(D. Ress)는 이미 2000년대 초반에 fMRI가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내며, 수 초 동안 뇌의 국소 영역에서 일어나는 신경 활동을 평균화한 신호이기 때문에 대략적인 추정에만 유용할 뿐이고, 연구자들이 어떤 프로토콜을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중략)

 

그(=우탈)는 fMRI 영상 대분이 인지심리 과정이 뇌의 특정 부위에 국소화(localized)된 것 같은 이미지를 보여 주는데, 이는 실제로 뇌의 작용이 국소화되었다기 보다는 fMRI 영상을 얻는 과정에서 자극을 준 경우와 보통의 경우를 비교해서 전자에서 후자를 빼는 방식을 취하는 과정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즉, 이렇게 영상을 ‘빼는’ 과정에서 뇌 전반에 걸친 활성 영역이 사라지고 마치 활성화된 부분이 국소적인 영역에 국한된다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었다.

 

한편 돕스(David Dobbs)는 (...) 뇌신경세포인 뉴런의 반응 속도가 1,000분의 1초 단위이지만 fMRI는 수초 간에 걸친 반응을 평균해서 보기 때문에 fMRI가 보여 주는 것이 실제 뉴론의 활동과는 무관하며, fMRI를 통해서는 그 강도가 약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뉴론의 반응을 검출하지 못하고, 활성 순서를 고려하지 못한 채 수 초에 걸친 이미지들의 중첩을 만든다고 비판했다.

 

돕스는 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중앙집행기(central executive)’의 위치를 찾으려는 연구들을 예로 들었다. 많은 뇌과학 연구자들은 뇌의 활동을 감독하고 우선순위를 조절하며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중앙집행기라는 부위가 존재할 것이라고 믿고, 이것의 위치를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돕스는 (...) 연구자들이 찾은 중앙집행기의 위치가 너무도 상이해서 과연 중앙집행기라는 것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중략)

 

최근 들어 fMRI 연구의 방법론적인 문제들도 지적되고 있다. fMRI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로고테티스(N. Logothetis)는 영향력 있는 리뷰 논문을 통해 fMRI가 몇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연구자들이 이러한 문제에 주목하지 않고 fMRI 영상을 과도하게 해석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fMRI를 통해 보여지는 활성화된 뇌의 영역이 그 부분에서 더 많은 신호를 보냄으로써 활성화된 경우도 있지만, 신호를 적게 보내려고 하거나, 균형을 유지하려 함으로써 활성화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뇌의 활성화된 부위를 알아냈다고 하다라도, 이 영상만을 가지고는 왜 그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또는 뇌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그는 뇌 작용의 많은 부분이 뉴런의 직접적인 작용보다 뉴런의 네트워크에 일종의 조정을 하는 뇌변조(neuromodulation) 작용이라고 강조했다. (중략)

 

fMRI에 대한 비판의 정점은 크레이크 베넷(Craig Bennett)이 2009년 인간 두뇌 매핑 학회에서 발표한 죽은 연어의 뇌 영상 포스터였다. 그는 인간에게 fMRI를 실험하는 것과 비슷하게 죽은 연어에게 특정한 그림을 보여 주는 자극을 주면서 연어의 두뇌를 fMRI로 찍었더니 뇌의 특정부분이 활성화된 것이 발견되었다고 주장했다(http://prefrontal.org/files/posters/Bennett-Salmon-2009.jpg). 이 결과는 몇 군데에서 거절당한 뒤에 인간 두뇌 매핑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의 기회를 얻었는데, 그의 포스터 발표는 즉각 미디어의 관심을 끌면서 인터넷상에서 널리 유포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홍성욱,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 fMRI 뇌 영상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뇌 속의 인간 인간 속의 뇌, 2010. 3. 26.,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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