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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문화론

철학과 철학사 하이데거와 나치

철학자 2017.05.22 13:59 조회 수 : 17

facebook, May 6, 2014

 

진중권 교수의 트윗

RT @unheim: 그렇게 명민한 철학자가 정치적 측면에선 그토록 무지했다는 게 충격적. 하여튼 블랙노트 출간으로 하이데거 쉴드 치던 학자들은 할 말이 없어질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데거가 탁월한 철학자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나의 의견 1
반대합니다. 철학사상과 정치는 분리되지 못합니다. 특히나 나치즘 같은 경우 이를 동조하는 건 말이 안 됩니다. 하이데거의 영향을 받은 아렌트, 데리다, 폴 드 만 등도 다시 조사해 봐야 합니다.

 

나의 의견 2

 

앞서 진중권 교수의 하이데거에 대한 평가에 반대하는 짧은 글을 하나 달았는데, 사태는 훨씬 심각하다. 하이데거의 '검은 노트'에 관한, 독일 차이트(Die Zeit) 지의 기사 번역을 소개한다.

 

사실 하이데거 사태는 철학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살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철학자뿐 아니라 모든 이른바 지식인이 함께 답해야 할 숙제이다. 지금 같은 시절에 더욱 더 절실한 숙제이다.

 

기사의 몇몇 문장을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직접 보기 바란다.


- 하이데거는 아돌프 히틀러를 숭배했다. 존재 자체가 히틀러에게 도래한 것이 분명했다. "지도자가 새로운 현실을 일깨움으로써 우리의 사유에 올바른 길과 추진력을 부여한다면" 행운일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 민족을 일깨우려는 위대한 의지가 세계의 거대한 어둠 속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이 젊은 국가에는 거대한 믿음이 돌고 있다." 세계는 다시금 진리를 향하고 있으며 독일은 "근원적인 힘"과 결합한다.


- 히틀러가 유럽을 공격한 후 하이데거에게는 다음과 같은 것이 분명했다.: 적대적인 권력인 유대인은 도처에서 '정신'이 기거하는 곳을 점령한다. 하지만 유대인에게 "근원적인" 사유를 할 능력은 없다. "미래에 대한 결단과 질문이 시원적이 될수록 이 "인종"은 그 문제들에 접근하기 힘들어 진다."


- 하이데거의 이 같은 몇몇 반유대주의적 공격이 지난 몇 년 사이에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옹호자들의 동맹이 만들어졌다. 반유대적인 인용이나 비난은 맥락에서 잘려나갔다. 더불어 하이데거의 반유대주의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이라면서 가톨릭 신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반유대주의적인 것 정도로 제한되었다. 하지만 하이데거의 반유대주의를 우선 인정한 후 밀봉하여 그의 철학으로부터 분리하려는 이 같은 해석학적 속임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검은 노트』에 나타난 하이데거의 반유대주의는 단순한 첨가물이 아니다. 그것은 그의 철학적 진단의 근간을 구성한다.


- 하이데거가 보기에 전쟁 당사자들은 서로 닮아있다. "제국주의적이고 호전적인" 사유방식(히틀러)과 "인간적이고 평화주의적인" 사유방식(서구)은 때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구실로 제시되는 서로에게 필요한 "입장들"에 불과하다. 즉 하이데거가 유대인의 것이라고 한 뿌리없는 사유로부터 동일하게 뻗어나온 "가지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양자 모두, "민족의 탈인종화"를 밀어붙이면서 그 공허한 합리성을 공공연히 파시즘에까지 관철시키는 '국제 유대조직'에 봉사하는 것일 수 있다.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세계유대주의지만 죽는 것은 엉뚱한 사람들이다. 독일 밖으로 퍼져나간 이민자들에 의해 선동된 세계유대주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확산되어 있다. 세계유대주의는 그 권력의 확장에 있어 어떤 전쟁 행위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는 자기 민족의 최고 인재들의 최고의 피를 희생해야 한다." 이 문장과 관련하여 『검은 노트』의 발행인인 페터 트라브니는 자신의 저서 『하이데거와 유대인의 세계음모신화』(클로스터만)에서 나치가 "유대인에 의해 나쁜 길로 빠져든 독일인"이라는 말을 하이데거가 하고 있는 것인가를 자문한다. 그의 대답은 아마도 그럴 것이라는 것이다.

 

facebook. May 18, 2014.

 

지난 번에 올린 하이데거 '검은 노트' 관련 기사. 이번에는 Süddeutsche Zeitung에서 올린 기사를 영어로 번역한 내용입니다. 참고하세요.

http://www.publicseminar.org/2014/05/heideggers-black-notebooks-extreme-silencing/#.WSJ1wrpuJ34

 

하이데거 '검은 노트' 기사 하나 더. The New York Times에 실린 3월 31일자 기사.

https://nyti.ms/2jNNNzY

 

 

 

today

링크 글 추가 (이택광)

하이데거의 <검은 노트>

http://wallflower.egloos.com/4019232


지금 영국 학계의 관심은 온통 하이데거의 <검은 노트>(schwarze hefte)의 출간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가디언>은 두 번이나 이 문제에 대한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표지가 검은 색이어서 '검은 노트'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내용도 검어서 경악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하는 기사였다. 이미 보도를 통해 일부 알려졌지만, 이 문제의 '노트'는 평소에 떠오르는 단상이나 착상을 적어놓은 철학자 하이데거의 기록물이다. 철학자 하이데거의 '진심'이 더 솔직하게 드러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논란은 있다. 아무리 철학자라고 하더라도 사적인 기록물에 적혀 있는 내용을 공개할 필요가 있는지, 또한 정제되지 않은 생각을 적어놓은 단상이 얼마나 철학적으로 의미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검은 노트>를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해야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런 논란도 출간을 막지는 못했다. 그 반대편에 있는 의견이 더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이데거와 나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연결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출판본의 편집자 페터 트라브니가 지적하는 것처럼, 하이데거는 반유태주의를 불가피하게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그것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검은 노트>는 이 사실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자료라는 설명이다.

 

<검은 노트>에서 드러난 내용에 근거해서 판단한다면, 하이데거는 수동적인 반유태주의자였다기보다 적극적으로 반유태주의를 철학의 핵심으로 채택한 경우이다. 가령 그가 내세운 '세계 유태주의'(Weltjudentum) 같은 개념을 보면, 유태인의 세계지배 계획 같은 음모이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철학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당혹스럽다. 하이데거는 '세계 유태주의'를 서구 모더니티의 원동력 중 하나라고 본다. <존재와 시간>에서 정성을 기울여서 해체했던 그 모더니티의 배후에 유태주의, 아니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계산의 재능을 타고 난" 유태인들이 있다는 이런 발상은 한국에서도 낯선 것이 아니다. 과거 황우석 사건이 발생했을 때, '원천기술'을 지지했던 많은 '애국지사들'이 유태인 음모설을 들고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셈이다.

 

심지어 하이데거는 나치의 인종주의를 옹호하면서 유태인은 오직 자신들의 종족을 보전하기 위한 술수만 발달시켰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나치의 인종주의가 뭔가. 우월한 인종이 살아남는다는 우생학의 이데올로기이다. 그러나 하이데거의 논리에 따르면 유태인은 이런 인종의 진화법칙에 위배되는 특이한 종족이다. 유태인은 오직 자신들의 인종원리에 따라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유물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하이데거는 오히려 나치의 인종학자들과 일정하게 거리를 유지한다.

 

반유태주의와 관련한 직접적 발언은 그동안 하이데거를 일정하게 나치와 구분하려는 작업들을 무색하게 만든다. 정치적인 논리에 근거해서 본다면, 하이데거가 당시 공산주의를 지지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철학자가 그 반대편으로 간주되는 영국과 미국의 의회주의도 신뢰하지 않았다는 것은 경악스럽다기보다 오히려 흥미로운 일이다. <가디언>이 전하듯이, 이런 그의 주장은 '기계화'(Machenschaft)를 가속화하는 영미문화에 대한 강력한 반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이데거가 염두에 둔 '기계화'라는 것은 '조작적인 지배'를 의미한다. 인간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기술의 기능성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영국의 의회주의를 "부르주아의 볼셰비즘"이라고 불렀다. 나치를 지지했지만, 하이데거는 파시즘에 대해서도 공산주의 못지않게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 모든 정치사상을 하이데거는 '비인간화의 충동'이라고 부르면서 모더니티의 전복성과 동일시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하이데거에게 문제적이었던 것은 모더니티를 통해 초래된 민주주의였던 것 같다. 그에게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공산주의는 공동체적이고 전통적인 사회구성원의 통합을 깨트리는 독소였던 것이다. 사실 이런 주장은 새삼스럽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이데거의 <검은 노트>는 "나치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자유주의적 믿음을 보기 좋게 위반하는 사례이다. 이런 믿음과 달리 나치는 근대에 대한 하나의 생각이었고, 그것을 실천한 결과물이었다. 이 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알랭 바디우의 경고처럼, 다시 나치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하이데거의 <검은 노트>를 우리가 읽어야할 이유도 이것이다. 이미 한국도 잠재적인 하이데거를 곳곳에 숨겨놓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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